"이러다 PK(부산 · 경남)지역 의원 절반 정도가 물갈이 되는 것 아니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PK의원들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허태열(부산북-강서을) 권경석(창원갑) 의원 등 연루설이 제기된 의원 외에 상당수 지역구 의원들이 '박연차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여의도 정가에 나도는 리스트에 포함된 30여명의 정 · 관계 인사 가운데 PK지역 전 · 현직 중진급 의원 상당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9일 "PK의원 10여명이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설이 나돌면서 이 지역 의원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라고 전했다. 이 지역이 박 회장의 오랜 기반인데다 지역상공회의소 회장까지 지내면서 다져온 그의 '광폭' 네트워크를 감안할 때 사실상 지역구 의원 상당수가 박 회장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을 겨냥한 듯하던 불법 자금 수사의 칼날이 박진 한나라당 의원 소환조사를 계기로 여 · 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자 '다음 타깃은 PK아니겠느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의원은 국회가 열리면 당분간 검찰 소환을 피할 수 있다며 '4월 방탄국회'만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