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널모터스(GM)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허머(Hummer)’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모기업인 GM의 경영난에다 자동차시장의 친환경 추세에 밀려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양상이다.

외신에 따르면 GM은 미국 정부의 추가지원을 받기 위해 허머 브랜드를 폐기할 것인지 아니면 매각할 것인지를 놓고 31일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머는 미군 군용차 ‘험비’를 1992년 민수용으로 개량해 출시한 것이다. 허머의 제작회사였던 방위산업체 AM제네럴은 1999년 허머의 상표권과 판매권을 GM에 넘겨주고 생산만 맡아 왔다.

닉 리처드 GM 대변인은 ”(허머의 매각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이라며 “전세계 여러 지역에서 매수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허머의 작년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1% 급감했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기후변화협약 등으로 연비 규제가 강화되면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된다. GM이 허머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GM은 현재 미국 정부에 166억달러의 추가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를 위해 GM은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 계획을 미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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