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30대 기업은 지난 1년간 운전자금 수요가 17조원 증가해 작년 말 현재 4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40조원을 약간 넘는 데 그쳐 운전자금을 대는 것도 버거웠다. 이는 30일 한국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유가증권시장 제조업 상장회사 가운데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업 투자여력 조사'에서 나타났다.

30대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는 2007년 말 30조2108억원에서 지난해 말 47조2378억원으로 1년 새 56.4%나 늘었다.

운전자금이란 기업 운영을 위해 지출하는 돈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에 따라 재고자산에 매출채권을 더한 다음 매입채무를 빼서 산출했다. 1년간 30대 기업의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은 각각 9조7000억원,8조9000억원 늘었다. 매입채무는 1조6000억원 증가했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대기업마저 판매 및 자금 회수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늘고는 있지만 속도 측면에서 운전자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3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38조7092억원에서 40조7648억원으로 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