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기업 모델을 어떻게 바꿀까.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위기가 어떻게 기업 모델을 만들어내나'라는 기사를 통해 현재의 경제위기가 기업의 세분화 · 자율화 트렌드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NYT에 따르면 20세기 초 대공황과 일본의 '잃어버린 10년',1990년대 스웨덴 은행 붕괴 등 경제위기는 기업에 생존을 위한 변신을 강요하면서 기업 모델의 변화를 이끈 주요 동력이었다. 예를 들어 거대 다국적기업의 등장은 대공황의 산물이었다. 대공황으로 기업 경영자들이 생존을 위해 효율적인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면서 당시 첨단기술이었던 교통 · 통신기술을 활용,다국적기업 모델을 만들어냈다. 도로와 전화,전보 등 교통 ·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사업 간 협력과 관리가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듀폰,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근대 다국적기업이 본격 등장하게 됐다. 이와 함께 당시의 경제위기는 미국 노조의 태도 변화를 야기해 자본과 노동 사이의 적대적 전투가 그치는 계기가 됐다. 또 일본이 자랑하는 적기생산시스템(JIT)과 린생산시스템은 2차대전 직후 자본과 공장용 토지가 모두 부족했던 절박한 위기 상황에 일본 기업들이 적응하면서 생겨났다.

NYT는 마찬가지로 현재의 경제위기가 기업들을 전문화 ·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모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의 규모가 아니라 작더라도 창조적인 팀이 핵심 역할을 하면서 기업 모델이 재편되고 있다.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서 효율을 높이고 이익을 늘리기 위해 여러 분야가 한 회사 속에 동거하며 묶여 있는 굴레를 풀어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많은 회사들이 유통 부문의 허드렛일을 페더럴익스프레스나 UPS에 맡기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주요 기업들의 청사진이 될 만한 모범 기업으로 P&G를 꼽았다. P&G는 혁신적인 신제품의 절반을 회사 밖에서 조달하는 등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웹 테크놀로지와 소프트웨어 투자를 강화하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NYT는 이 밖에 현재의 경제위기는 기업의 '사회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