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단지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 건설이 추진된다. 이 빌딩은 속이 빈 대나무 모양을 형상화한 이색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서울 DMC 랜드마크 빌딩 프로젝트(조감도)'를 수행할 '서울랜드마크 컨소시엄'과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이 협약에 따라 출자사들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는 등 DMC 랜드마크 빌딩 건립 사업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오는 9월에 착공돼 2015년 완공 예정인 이 빌딩은 첨탑을 포함해 높이 640m(첨탑 100m),지하 9층~지상 133층,연면적 72만4675㎡ 규모로 계획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종서 교직원공제회 이사장,민유성 산업은행장,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등을 포함한 23개 컨소시엄 참여업체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새천년을 이끄는 서울의 빛'이란 의미를 담아 '서울라이트(Seoul Lite)'로 이름 붙여진 이 건물은 2015년에 준공될 경우 아랍에미리트의 버즈 두바이(첨탑 포함 800m) 빌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축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건물 구조는 속이 빈 대나무처럼 1층부터 최고층까지 중앙부를 텅 비운 형태로 설계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휨 강성이 3배가량 증가하면서 지진이나 돌풍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설계업체의 설명이다.

또 지면과 최상부의 기압차를 이용해 자연환기 및 풍력발전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건물 꼭대기에 설치한 반사경을 통해 태양광이 저층까지 도달하게 되면서 자연채광도 가능하다. 컨소시엄 측은 쓰레기가 매립돼 있는 난지도의 지열과 건물 벽면의 태양광 발전시스템 등을 통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건물 외관은 한국 전통 가옥의 창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디자인으로 기획을 하고 있다. 그 위에 4만여개의 LED 패널이 부착돼 건물 외벽 자체가 대형 전광판으로서의 기능을 갖추게 된다.

서울시는 이 건물에 대해 친환경 인증등급 가운데 최고인 '플래티넘 등급'으로 건축해 향후 지어질 초고층 빌딩의 표준 모델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3조300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순수 국내 기술과 자본으로만 건설된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로 고용 8만6000명,생산 11조원,부가가치 2조원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컨소시엄 측은 오는 4월 건물 외관에 대한 디자인 국제공모를 추진하고 9월에 착공,2015년 3월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미 리츠칼튼 앰배서더(특급호텔),매리어트 오크우드(서비스드 레지던스),신세계 CJ(백화점 · 쇼핑몰) 등 유수의 기업들이 입주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가격 등 조건을 협의해 최종 입주자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