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GM 구조조정 미흡땐 파산보호 검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빅2'에 고강도 自救촉구
운전자금만 한시적 지원
크라이슬러-피아트 제휴합의
운전자금만 한시적 지원
크라이슬러-피아트 제휴합의
미국 정부는 제너럴모터스(GM)가 제출한 자구안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GM 측이 요청한 추가 자금지원을 보류하는 대신 2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전자금을 지원함으로써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채권단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퇴진시켰다.
◆한시적 조건부 지원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 자동차 태스크포스는 GM이 지난달 제출한 자구안을 거부했다. 하지만 당장 구제금융을 회수하는 대신 추가 자구노력을 전제로 운전자금을 대주기로 했다. 파산을 막을 정도만의 자금지원을 통해 채권단과 노조에 최후 통첩을 한 셈이다. 구체적인 운전자금 지원 규모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앞으로 60일 내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유도하고 UAW로부터 건강보험기금 출연금 절반을 주식으로 받겠다는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 크라이슬러는 30일 내 이탈리아 피아트와의 제휴 협상을 타결하면 최대 60억달러를 지원받게 된다.
오바마 정부는 또 양사가 자구방안을 마련하는 기간 중 판매한 자동차의 고장수리를 보증키로 했다. 파산위험으로 소비자들이 차 구매를 꺼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또 부품업체들엔 약속한 대로 5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GM과 크라이슬러가 추가 지원을 받으려면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노조와 채권단이 양보를 하지 않으면 양사의 파산신청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정부로부터 134억달러,40억달러씩을 지원받은 GM과 크라이슬러는 지난달 자구안을 내면서 각각 166억달러,50억달러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떠나는 릭 왜고너
2000년부터 GM을 이끌어온 왜고너 CEO는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39세에 GM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거대공룡 GM을 회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왜고너 CEO는 GM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2007년 노조와 연금 및 건강보험 부담을 덜 수 있는 역사적 합의를 도출해냈다. 또 북미지역 생산기지 통폐합 작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에 시장을 내주면서 GM은 2005년 이후 총 820억달러의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했다. 방만한 브랜드 전략과 폐쇄적 인력관리 정책이라는 GM의 전통을 깨지 못한 탓에 '실패한 경영인'이란 오명을 남기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후임 CEO엔 프리즈 헨더슨 GM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거론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