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장벽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교역국을 강하게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USTR는 또 자동차 교역을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 이슈로 삼겠다고 공식화했다.

론 커크 USTR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정부의 첫 연례 무역장벽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수출을 가로막는 심각한 외국의 무역장벽 리스트를 만들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거나 양자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보고서는 △사람과 동물,식물에 대한 정당치 않은 우려를 내세워 수입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행위 △차별적으로 과다하게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행위 △수출 보조금 및 통신시장에 대한 외국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 등을 대표적인 무역장벽으로 꼽았다.

특히 한국의 무역장벽에 대해 "미국 자동차업계가 한국에 자동차 수출을 늘리는 것은 미 정부의 핵심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명시했다.

보고서는 쇠고기 무역과 관련해 한국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취지에서 3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키로 한 과정을 설명하고,미 정부가 쇠고기 교역의 정상화를 위해 한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USTR가 무역장벽 '블랙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공표하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전체 536쪽 중 가장 많은 55쪽을 중국과의 무역 부문에 할애했지만 위안화 환율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이 2006년 이후 외국 기업의 진출과 투자에 새로운 제한을 가하는 등 개방에서 후퇴하는 조짐을 보여왔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