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反美)를 내세우는 북한 학생들도 미국교육평가원(ETS)이 주관하는 토플 시험을 볼까.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 유학하는 북한 학생들은 1980년대 초부터 토플 시험에 응시해 왔으며 토플 성적도 이미 일본을 넘어 한국 턱밑까지 쫓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전문학원 이익훈어학원은 1일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의 작년 토플 성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iBT(internet-Based Toefl)토플 성적은 120점 만점에 평균 72점(전 세계 평균 79점)으로 161개국 중 11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평균 79점으로 89위,일본은 66점으로 136위를 기록했다. 말하기 수준은 18점으로 한국과 비슷했으며 읽기(19점),듣기(17점),쓰기(19점)에서는 한국에 약간 뒤처졌다. 일본에 비해서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점수가 높았다.

북한 유학생의 토플시험 응시는 북한이 대외 무역에 눈을 돌린 1970년대 말 영어교육 붐이 일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훈어학원에 따르면 북한 응시생이 1000명을 넘어선 것은 1995년부터다. 2001년에는 3100명으로 늘어났고 2002년부터는 매년 4000명 이상의 북한 유학생들이 토플 시험을 치르고 있다.

북한에는 토플 · 토익 시험을 대행할 기관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미국,유럽,중국,일본 유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재는 미국 교재 대신 영국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문법보다는 책 한 권을 통째로 외우는 '말하기' 위주의 교육이 특징이라고 이익훈어학원은 전했다.

김동민/이재철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