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1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경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제2차 G20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런던에서 아소 총리와 약 4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로켓,국제 경제위기 대처 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안보리 회부뿐 아니라 6자회담에서도 강력한 공조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자기 의도대로 안 된다는 것을 국제 공조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소 총리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활동 금지)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미국 영국 등과 함께 결의안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총리가 유엔 안보리에 새 결의안을 제출해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단정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관철시키기 힘든 정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도 설득해 (북한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날아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의 요격 추진은)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취하는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또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설정을 포함한 거시경제정책 공조와 보호주의 저지,금융 부실자산 정리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아소 총리는 "각국이 공조해 재정지출을 확대해야만 세계경제가 살아난다. 일본은 향후 3년간 재정지출을 확대하겠다"며 "특히 아시아가 경제성장의 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무역과 금융이 안정돼야 하는 만큼 한 · 중 · 일 3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한 · 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협력키로 하고 이의 일환으로 부품소재 분야의 협력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소 총리는 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에게 "6개월 동안 여섯 번 만났다. 매달 만나는 사이가 됐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아소 총리는 회담 도중 "이 대통령과 내가 둘 다 비즈니스맨 출신이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비슷하고 말을 많이 안 해도 통해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런던=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