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정혜경"'아내의 유혹'이 내 소설 베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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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인기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표절 시비에 휘말려 법적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설가 정혜경(48·여) 씨는 2일 대구 우리신문 본사에 기자회견을 갖고 "'아내의 유혹'이 자신의 소설 '야누스의 도시'를 표절했다"며 ""(SBS와 김순옥 작가가)표절 사실을 인정할 때까지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에 한 차례 '아내의 유혹' 표절을 제기했던 정 작가는 "야누스의 도시'와 '아내의 유혹'에서 일치되는 대사와 장면 60여 가지와 중복되는 이미지 100여 가지 등을 정리해 변호사를 통해 SBS에 전달했으나 SBS는 무책임하게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아내의 유혹'과 '야누스의 도시'의 스토리 라인이 똑같고 수십 군데 이미지가 중복된다"며 "특히 드라마에서 아이를 빼앗긴 뒤 아이 아버지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민현주와 장애 여성인 '하늘이'라는 캐릭터는 '야누스의 도시' 속 남재희, 성림이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는 또 "야누스의 도시 속 인물은 내 딸 등 주변 인물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세부적인 묘사와 캐릭터가 우연히 일치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의 '야누스의 도시'는 그가 지난 2001년 석사학위 논문으로 집필한 '신의 선물'을 장편으로 개작해 2007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대구 우리신문(주간)에 연재한 소설이다.
정 작가는 당초 2월에 '야누스의 도시'를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었으나 "그대로 책을 출간하면 내가 먼저 원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내 책이 드라마를 흉내낸 것처럼 평가받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 책을 발간하기 앞서 홍보성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책을 광고하려는게 아니고 문제가 있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BS는 정혜경 작가의 주장을 일축하며 맞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SBS 관계자는 "표절 의혹 제기에 대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문제를 가지고 언론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서 불쾌감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속 이슈화를 위해 기자회견을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법정에서 깨끗이 해결하자"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혜경 작가가 보낸 내용증명에 답변할 가치를 못 느꼈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았다"며 "정혜경 작가가 보낸 질의서에는 예를 들어 '볶음밥을 먹는다' 처럼 드라마와 소설 속에 단지 공통된 설정이 있는 장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 작가 또한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
SBS측은 "추이를 지켜본 후 정 작가가 소송을 제기하면 우리도 명예훼손이나 무고죄 등으로 맞소송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내의 유혹'과 관련한 표절논란은 지난 2월 처음 불거졌으며 당시 정혜경 작가는 출생의 비밀과 드라마 속 복수와 관련한 설정이 자신의 소설과 대부분 일치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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