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영업 전국 로드쇼 ⑨ㆍ끝] "경기탓 말라, 장사 잘 되는 길 있다"
전국 10개 상권 순회, 컨설팅 기회 없었던 영세 상인들

"로드쇼 상설화 해달라"


한국경제신문 주최 '행복창업네트워크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가 2일 경기도 일산을 끝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역을 시작으로 산본 춘천 대구 울산 부산 전주 대전 인천 등의 전국 주요 10개 상권에서 개최된 이번 로드쇼에는 총 3000여명의 자영업자와 시민들이 참가해 '찾아가는 무료 자영업 컨설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행사의 주역은 '한경 자영업종합지원단'소속 20명의 자영업 · 창업 컨설턴트들이다. 이들은 점포를 비울 여건이 되지 않아 상담을 받지 못했던 자영업자들에게 1대1 상담,점포 방문 컨설팅 등을 통해 실질적인 경영 개선 자문을 제공했다. 이들은 이번 전국 로드쇼가 교육이나 상담 기회를 갖지 못한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컨설턴트들은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불황 탓으로 돌리지 말고 자신의 영업 방식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스스로 분석해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경자영업종합지원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 대표는 "전국 상가를 다녀본 결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한국경제신문의 자영업 종합지원단이나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진흥원'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많은 만큼 상인들은 적극적으로 개선책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창업대학원의 양혜숙 원장은 상인들의 폐쇄성을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적했다. 양 원장은 "정보화 시대에 변하는 경제 환경을 외면하고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면서 "상인들 중에선 기존 사업 방식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없어서 행사장에 못 나오는 점주들이 많아 직접 가게를 방문해 상담을 해주자 고맙다며 눈문을 흘려 함께 운 적도 있었다"며 뒷얘기를 전했다.

상인들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스타트컨설팅의 김상훈 대표는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상가의 경우 상호 연대를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상권이 죽으면 본인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매출이 줄게 된다"면서 "상인회를 중심으로 공동 마케팅을 펼쳐 상권을 활성화해야 하고,다른 지역 상인회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용 F&B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지방으로 갈수록 불황이 더 심각했다"며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시작했다가 사업에 실패해 신용불량자로 추락한 상인들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재봉 연합컨설팅 소장은 "대부분 점주들이 가게 내부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고객들은 가게 외부를 보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도록 간판 등 외부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업 및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지금도 중기청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제도가 많지만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에게 자금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영세 상인의 경우 정부의 지원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에 선을 보인 본사의 자영업종합지원단의 상설화를 요구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이날 행사가 열린 일산의 라페스타 쇼핑몰관리단의 설인철 회장은 "경기침체로 상인들이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데 이번 로드쇼로 상가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다"며 "수도권은 물론 지방 상인들이 좋은 사업 정보를 구할 수 있게 정기적인 활동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