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장모씨(62)는 지난해 말 시야에 갑자기 시커먼 반점이 나타나 놀란 가슴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누네안과병원을 찾아갔다. 눈 속을 들여다보는 형광안저촬영과 안구컴퓨터단층촬영(OCT) 검사 등을 받아보니 당뇨망막증으로 진단됐다. 10년째 당뇨병으로 고생해왔지만 앞이 가물가물해 보일 때면 피곤하고 나이 먹어서 그런가보다 하며 그냥 넘겼는데 알고 보니 병의 전조였던 것이다. 비정상적인 망막혈관의 형성을 억제하는 항체주사 치료와 혈당 관리를 위한 운동 · 식사 처방을 받았다. 3개월이 지난 현재 시야에 꼈던 검은 얼룩이 절반 이상 사라지고 혈당치도 내려가 몸이 한결 가뿐해졌다.

누네안과병원은 녹내장 분야의 권위자인 홍영재 원장(전 연세대)을 비롯해 소아사시 수술의 대가인 장봉린(전 서울대),망막센터장인 권오웅(전 연세대),같은 망막 담당인 김순현(전 건양대),각막이식수술을 시행하는 최태훈(전 한림대),안 성형수술을 하는 문상호(전 아주대),백내장 및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을 맡는 최재호(전 연세대) 전문의 등이 의대 교수 출신이다. 따라서 고난도 안과 치료도 거뜬히 시행할 수 있는 대학병원 안과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각막이식을 위한 '안은행'을 원내에 설립하고 안과전문병원 최초로 첨단 OCT 장비인 '스펙트랄리스'를 도입하는 등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인프라도 갖췄다. 스펙트랄리스는 망막 시세포 수준까지 검사함으로써 자칫 실명할 우려가 있는 망막질환을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이 병원은 치료 성적과 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병원이 당뇨망막증 환자 201명을 대상으로 항체주사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89%가 시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망막센터는 5개국에서 진행 중인 황반변성 최신 치료기기인'i-MP' 레이저의 임상시험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병원 부설 루미아이제네틱스연구소는 각막이영양증 등 유전적 소인이 강한 안질환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수행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이에 힘입어 2006년 말 개원 이후 16만여명의 안과질환 환자가 다녀갔다. 병원은 밀려드는 환자를 맞기 위해 내원 당일 접수부터 진료 수술까지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바쁜 직장인과 학생을 위해 전문의가 연중 365일 진료한다. 시야가 나빠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실버도우미'들이 원내 이동을 안내해준다.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환자와 의사 간 신뢰쌓기에도 적극적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