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은 수차례에 걸쳐 발표된 경기와 금융 대책의 백미다. 각국 정상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1조100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 출연하고 내년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세계적으로 5조달러의 자금을 쏟아붓기로 합의했다.

장기 호황을 겪으면서 미국 사람들의 뇌리에 남은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을 펴면 항상 성공한다'는 믿음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경제의 모든 부분이 정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정책이 잘 통한다. 지난 20년간 미국 경제도 마찬가지인데 호황이 계속되면서 FRB가 의도했던 대로 경제가 움직였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이를 수습해 나가는 과정에서 FRB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FRB가 '9 · 11 테러' 발생 이후 금리를 연 1.0%까지 내려 현재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2007년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무시한 점,작년 10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후 엄청난 유동성을 쏟아붓고 금리를 내렸지만 아직 회복 신호가 오지 않는다는 점 등이 믿음을 약화시키는 요인들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G20 정상회담 내용은 구체적 시행 내역보다 선언적인 측면 정도로 의미를 축소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최근까지 경기부양 대책과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민간 부문이 소비를 축소하고 경상수지가 적자인 상태에서 고용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 때문이었다. 또 미국의 정책능력이 떨어진 증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면서 경기부양책 집행 과정에 대한 불신도 만만찮았다.

G20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정책에 의한 주가상승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제는 실제 경기 반전이 나타나야 한다. 이런 단초를 잡을 수 있으면 현재 진행되는 주가 상승이 좀 더 이어질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주가는 다시 하락할 것이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