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 2위의 신화를 이룩한 한국 프로야구가 장밋빛 희망 속에 2009 시즌에 들어간다.

지난해 13년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프로 야구는 4일 오후 2시 지난해 우승팀 SK 와이번스-한화 이글스(문학) 경기를 비롯해 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잠실),롯데 자이언츠-히어로즈(사직),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대구) 등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전을 갖고 7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출범 28년째를 맞는 올해 프로 야구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8개 구단의 급격한 전력 평준화로 인해 치열한 접전을 예상하지만 굳이 서열을 매기자면 '3강 5중' 또는 '2강 5중 1약'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SK와 해마다 유망주를 발굴하는 '뚝심 야구'의 두산이 2강으로 꼽히고 '부산 갈매기'의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는 롯데도 유력한 포스트시즌 진출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SK는 '국민 외야수' 이진영이 지난 겨울 FA(자유계약) 자격을 획득해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거포 이호준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또 부상과 군 복무 등으로 공백기를 가졌던 투수 이승호와 '이적생' 이승호,제춘모 등이 마운드에 가세했다.

두산은 클러치 히터 홍성흔이 팀을 떠났지만 유격수 손시헌이 상무에서 복귀해 내야진이 훨씬 튼실해졌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2년째를 맞은 롯데는 홍성흔의 가세로 중심 타선이 훨씬 강화됐다.

나머지 5개 팀은 남은 4강 한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 배영수가 재기를 노리는 삼성,'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화,인적 자원이 우승 후보 못지않은 KIA,처음 해외 전지훈련을 치른 히어로즈 등 모든 팀의 전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꼴찌팀 LG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이진영과 정성훈을 영입,재도약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프로 야구는 지난해보다 팀당 7경기가 늘어나면서 5년 만에 133개 경기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홈런과 승수 등 누적 기록은 늘어날 조짐이지만 1,2군 사이의 전력 격차가 큰 팀은 애로를 겪을 공산이 크다. 또 지난해 시행됐던 '무제한 승부'를 폐지한 프로 야구는 12회까지 경기를 치르지만 승률 계산시 무승부는 패로 처리해 총력전을 유도키로 했다. 포스트시즌 방식도 손질했다. 지난해 처음 7전4선승제로 치렀던 플레이오프는 다시 5전3선승제로 축소됐다. 준플레이오프는 그대로 5전3선승제다.

8개 구단의 전력 평준화 및 경기제도 변화와 함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관중 동원 목표를 역대 최고인 555만9000명으로 발표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