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배용준은 최근 ‘태왕사신기’를 홍보하기 위해 일본에 갔을 때 당혹스런 일을 경험했다.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이 동난 것이다.급기야 서울 본사 직원에게 그 화장품을 사서 일본으로 가져오도록 지시했다.

‘톱스타’ 전지현은 국내에 체류할 때 이 회사 스파를 매주 2∼3차례 이용한다.

그 화장품과 스파 브랜드는 바로 ‘스위스퍼펙션’이다.전지현 전도연 강수연 채시라 황신혜 이휘향 이소라 전인화 정준호 등 연예계 스타들은 화장품 애용자 이면서 스파회원이다.

재계인사로는 S그룹, L그룹, G그룹의 '안방마님'들과 H그룹 오너 일가 등 굴지의 대기업 총수 가족들도 스파 회원이다.

이들 유명인사 외에도 고현정 하희라 채정안 윤석화 최수종 등이 이 화장품을 애용하는 단골이다.‘1000만 달러 소녀골퍼’ 미셸 위는 선블록크림 등 화장품을 이용한다.박찬호는 결혼 전 이 스파의 예비신랑신부프로그램을 이용했다.김남주와 김승우,이무송과 노사연은 부부가 함께 스파에 온다.또한 황신혜는 어머니와 함께 애용한다.

스위스퍼펙션은 흔히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미용브랜드.1931년 스위스 몽뚜르에서 설립된 이래 ‘노화예방’ 제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국내에는 지난 2000년 도입됐다.화장품 매장은 갤러리아 명품관과 신라호텔,신세계 강남점,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인천공항 면세점 등 다섯 군데에 있다.가격은 개당 최저 20만원(50㎖들이 스킨)에서부터 최고 280만원(100% 콜라겐마스크)까지 다양하다.배용준이 일본에서 공수받은 제품은 100%콜라겐마스크이며 평소에는 세럼(에센스)과 영양크림이 들어 있는 99만원짜리 ‘퍼펙트리프트’ 세트를 사용한다.

스파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제주 CJ나인브릿지CC,신세계 부산 신템시티점(3월3일 개장 예정) 등 전국 4곳에 있다.회원권 가격은 50회 사용에 2000만∼4000만원.회당 이용료가 서비스 종류에 따라 40만∼80만원인 셈.스위스 본사에서 운영하는 6박7일 건강·미용 패키지는 3000만원∼1억원이다.국내에선 월 평균 1명꼴로 이 패키지를 이용한다.힐러리 미 국무장관과 엘리자베스 2세,처칠 전 영국총리 등도 이 패키지를 즐겼다.

그런데 스위스퍼펙션은 세계 주요 화장품 업체 중 유일하게 ‘스타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대부분의 명품 업체들은 연예계 스타들에게 현금이나 자사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샘플조차 제공하지 않는다.이 회사가 스타마케팅을 하지 않는 이유는 고객들이 스타들로 설득되지 않는 정·재계의 유명인사들이어서다.스위스퍼펙션은 대중 매체에는 홍보나 광고를 일절 하지 않는다.회원제 전문지에만 싣는 광고에도 스타는 없고,제품에 대한 사진과 성분 해설만 실려 있다.제품 가격은 적혀 있지 않으며,스파 회원권 가격도 상담자에게만 알려준다.

때문에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은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적은 약 5000명이며 스파 회원은 1500명 정도다.그러나 재구매율이 80% 이상이고,매장 당 객단가는 50만원∼100만원으로 경쟁 명품들의 10만∼40만원을 크게 웃돈다.어느 날 20여 명의 고객이 다녀간 한 매장의 하루 매출이 1억원을 넘었다고 한다.

이처럼 초고가인데도 불구하고 스타나 정·재계 인사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롯데백화점이 기존 ‘샤넬’ 매장 자리에 스위스퍼펙션을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또한 무엇일까.

한 마디로 국내 최상위 계층 0.01%를 대상으로 하는 VVIP 마케팅과 제품력 때문.이 회사는 특권층에 대한 자부심을 주는 마케팅을 펼친다.BMW7 시리즈나 워커힐호텔 VIP,국민·신한·하나 등 주요 은행 PB센터 회원,신세계 갤러리아백화점 VVIP 회원 등을 대상으로 ‘뷰티클래스’를 연다.국내 최초로 캐나다 정부로부터 대체의학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수진 스위스퍼펙션 한국법인 대표는 국내 피부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피부미용 관련 대체의학을 정기적으로 강의한다.

스파 회원들은 ‘나만의 서비스’를 받는다.호텔 입구에는 타인의 눈에 띠지 않도록 별도의 출입구가 마련돼 있다. 1157m²(350평)∼1322m²(400평) 규모의 스파에는 9개 케어룸을 배치,고객들이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운영한다.회원들은 스위스 본사가 개발한 각종 피부재생과 노화예방 프로그램을 매번 달리 제공받는다.아무리 좋은 요법이라도 매번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되면 효능이 떨어진다고 고객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소유주인 MSC코리아의 한 임원은 “2001년 스위스퍼펙션 스파가 입점한 이래 유명인사들이 크게 늘면서 호텔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