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박관용 ·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전직 정치인 4~5명을 내주 소환하거나 체포해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경남지역 등 복수의 전 ·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조만간 소환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의장은 앞서 "2006년 박 회장에게서 연구원 후원금은 받았지만 정계 은퇴 이후였으며 현역일 때는 한푼도 안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 전 의장도 "몇 사람 있는 데서 박 회장과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둘이 만나거나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구속된 송은복 전 김해시장과 박 회장을 대질신문한 결과 송 전 시장이 2006년 3월 경남도지사 후보 출마를 준비하면서 박 회장의 김해 자택 인근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직접 5억원을 받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지난달 구속 당시 박 회장 비서실장 정승영씨로부터 2008년 3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5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와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이날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이씨가 2005년 4월 김해갑 17대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노건평씨의 지시를 받은 선거자금책 이모씨로부터 2억원을 추가로 받은 사실도 밝혀냈다.

한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이날 "2007년 8월(정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을) 만났을 때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지원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박 회장이'홍콩에 비자금 500만달러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 스스로 500만달러를 비자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언은 처음 나온 것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