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아이디어 교류전] 亞 대학생 창업 한마당…필리핀도 첫 도전
빌 게이츠와 같은 거상(巨商)을 꿈꾸는 아시아 대학생 150여명이 참가,창업 아이디어를 겨루는 'KT&G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에서 중국 A팀의 '온라인구매복권시스템'이 1등상을 받았다.

한국경제신문 ·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KT&G의 협찬과 창업진흥원 대티즌 캠퍼스플러스 등이 후원한 'KT&G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은 지난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에서 개최됐다. 6일 끝나는 이번 교류전에는 지난해 참가했던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를 비롯 필리핀이 추가로 참여해 국제적인 행사로 그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개국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0여명의 대학생은 행사 기간에 친선을 도모하면서 각자의 기량을 뽐냈다. 참가자들로 팀을 구성한 뒤 팀원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놓고 경합을 벌여 이 중 하나를 공동 아이템으로 채택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팀원들이 공동의 아이템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함께 만들도록 하는 '경쟁과 협력의 모델'이 적용돼 교육적 효과도 크게 거뒀다는 평이다.

이번 창업교류전에서 1등상을 차지한 중국 A팀의 온라인 구매복권시스템은 특정한 물품의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소액의 복권을 사도록 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당첨자를 뽑아 물품을 양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2000만원짜리 자동차를 사겠다는 사람들은 5000원짜리 자동차복권을 매입하게 된다. 4000명 이상이 복권을 사서 복권 총 판매금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추첨을 실시,한 명에게 자동차를 넘기는 식이다. 이때 온라인 구매복권시스템 운용자는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 아이디어를 최초에 제시한 중국 자오나시씨(인민대 국제정치 3)는 "지난해 미국에 갔을 때 주택을 이런 식으로 팔았다는 현지 신문의 1단짜리 기사를 읽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다양한 물건을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고 특별한 투자 없이 상용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2등상과 3등상은 싱가포르 A,B팀이 나눠가졌다. 싱가포르 A팀은 신용카드나 할인카드 등을 1개 카드 안에 통합해 사용하는 통합카드 시스템으로,B팀은 환자들이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해외 치료시 각종 정보 제공은 물론 출입국과 숙박까지 해결해주는 원스톱 의료서비스 솔루션으로 상을 받았다. 한국은 두 개 팀이 참가,E-Book(전자서적) 판매와 IPTV 홈쇼핑시스템을 선보였으나 아쉽게 탈락했다.

이번 KT&G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의 심사를 맡은 중국 보타니과학기술연구소 징보진 연구원은 "학생들답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실용성에 큰 비중을 두고 심사했으나 수상자들과 비수상자들의 차이는 종이 한장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부산대학교 강민기씨(26)는 "나라별로 사회나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따라서 비즈니스 관점도 달라야 한다는 것을 이번 교류전 참가를 통해 배웠다"며 "창업 아이디어를 생각하더라도 국내는 물론 국제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인지 폭넓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