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미야 타다시 도쿄대 교수(한반도정치 전공)는 5일 "관계국들이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되,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해 6자회담에서 이탈하도록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기미야 교수는 "6자회담의 틀이 깨져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로켓 발사로 미국과 북한 간 양자 교섭이 좀더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로켓 발사가 한반도 정세엔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오바마 정권 출범과 김정일 건강 악화설이 이어진 가운데 발사된 북한의 로켓은 한반도 정세를 한층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과의 국교정상화다. 따라서 북한도 로켓 사태로 주변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로켓 발사를 계기로 6자회담 또는 미 · 북 간 교섭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과정에서 돌발적인 사태나 상황 악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6일 새벽(한국시간) 열린다.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를 보면 새로운 대북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특히 추가제재를 결의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기존의 결의를 재확인하거나,아니면 의장 성명 또는 더 낮은 수준의 기자성명으로 북한을 비난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

▼유엔 안보리의 조치에 북한은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보나.

"새로운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는 한 북한이 6자회담에서 탈퇴하는 등의 극단적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만에 하나 새 제재 결의가 채택되면 북한이 6자회담을 탈퇴해 당분간 6자회담이 중단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단 현재 상태에선 일본 정부를 포함해 누구도 6자회담의 중단을 바라지 않고 있다. "

▼로켓 발사 이후 북한과 미국의 직접 대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북한의 로켓 발사의 중요한 의도는 미국 오바마 정권이 대북 교섭에 좀더 빨리 나서도록 하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이런 신호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미 · 북 교섭이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 그러나 미 · 북 교섭이 핵폐기와 국교정상화를 바꾸는 방향으로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이제는 핵만이 아니고 미사일도 변수가 된 만큼 한 · 미 · 일의 대북정책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가 6자 회담에 미칠 영향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응해 한 · 미 · 일 3국 사이에도 온도 차이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 6자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 간 균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미국이 원만한 6자회담을 위해 관계국 간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잘해야 한다. 오바마 정권은 '전방위 외교'를 균형있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런 조정을 잘할 것으로 본다. "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