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서쪽으로 150마일 떨어진 작은 마을 슈토르트. 최근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로 수도관이 꽁꽁 얼어 붙었다.

종교 의식을 위해 ‘물’이 반드시 필요한 ‘침례교회’들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당장 마실 물마저 부족했지만 교회를 찾은 사람들을 되돌려 보낼 수는 없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도 사용해야 하는 법. 이 지역의 한 목사가 ‘아이디어’를 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슈토르트 지역 침례교회의 데일 목사는 세례를 받는 아이의 머리에 ‘물’ 대신 레몬향이 나는 ‘콜라’를 뿌렸다.

일반적인 침례교회들은 물에 완전히 잠기는 침례만을 인정하지만 가뭄이나 한파에 시달리는 지역에서는 물을 뿌리는 것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데일 목사는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지 은은한 레몬 향 만이 평소 의식과 다를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식이 끝난 뒤 아이의 부모들에게 ‘성수의 비밀’을 털어놨다. 교회를 가득 메운 레몬 향에 대해 별도의 설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데일 목사는 “아이 부모들은 별 말을 안 했지만 그들도 레몬 향을 맡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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