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상공인들의 어렵다는 목소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불황 탓에 내수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큰 것 같아 안타깝다.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를 때면 열심히 일하는 식당 사장님을 격려도 할 겸 가끔씩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묻는다. 하나같이 예전 같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지만,그 중에서도 작년 말 마포의 돼지갈비집 여주인이 던진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언제 힘들지 않은 시절이 있었나요? 대기업,중소기업은 각자 맡은 일 열심히 하면 되고 우리 식당 주인은 식당 주인으로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다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면 경제위기도 지나가겠지요. "

너무나 상식적이면서도 자신 있는 대답에 중기중앙회 임직원 모두가 맞장구를 치며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 자리는 중소기업 격려차 이명박 대통령께서 깜짝 방문하신 자리였다. 경기가 어려우니 그동안 자주 오던 단골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고,이웃 점포가 하나 둘씩 문을 닫는 위태로운 상황을 대하는 사장님의 태도가 너무 담담하고 자신감까지 우러나오는 듯해서 놀랐다.

의사 친구에게 들은'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신약의 유효성을 검사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할 때 가짜 약을 투여 받은 환자들이 회복에 대한 기대와 믿음 때문에 진짜 약을 투여 받은 환자들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세상사는 마음먹기 나름이고,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단순히 믿는 것만으로 어려운 경기가 살아나거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돼지갈비집 사장님 말처럼 '어떤 어려움도 끄떡없이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유난히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다. IMF 이후 회사를 그만둔 직장인들이 음식점 등 자영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체 사업자의 99%에 달하는 300만 중소기업 중 5인 미만의 근로자를 둔 소상공인의 비율이 88.4%에 이른다. 고깃집 사장님과 같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하나 둘씩 포기하고 주저앉아버리면 우리 사회를 받치고 있는 축의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힘들지만 자신감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믿는다. 정부에서도 최근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지원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효과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우리 모두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