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미국 중국의 통계치가 개선되면서 우리나라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미국에서는 침체를 보여온 주택 판매가 2월에 전달보다 4.7% 늘어나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가 최근 발표한 2월 주택 판매지수도 전달보다 2.1% 상승한 82.1(2001년 평균=100 기준) 을 기록했다. 중국도 지난해 20.3% 줄었던 전년 동기 대비 주택판매가 올 1,2월 1.1% 증가했으며 베이징과 상하이도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바닥 찍은 주택시장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여러 '선행지표'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전반적으로 시장이 호전되는 모양새다. 국토해양부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6월 4만건 밑으로 내려앉았으며 12월에 1만9542건까지 떨어졌다가 올 2월 2만8741건으로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거래가 늘어나면 가격이 올라가고,거래가 줄어들면 그만큼 집값이 내려가는 건 하나의 공식"이라고 말했다.

경매 낙찰가율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시내 아파트를 기준으로 작년 6월 91.25%를 기록했던 낙찰가율은 12월에 69.43%로 바닥을 찍고 차츰 상승해 지난달 78.47%까지 올라왔다. 낙찰가율은 상승 자체가 투자심리 호전을 나타내는 데다,낙찰가율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낙찰가와 수수료를 포함한 전체 경매가가 급매물보다 비싸져 경매 투자자가 일반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시장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시장에 선행하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본격적인 상승 국면 진입은 글쎄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표상의 개선을 본격적인 상승 국면 진입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외국의 주택시장 지표는 그 나라 경제가 안정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뿐,그대로 국내 부동산 전망에 대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성대 부동산학과의 임병준 교수도 "미국과 중국에선 침체가 오래되다 보니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일 수도 있다. 이후 지표가 소폭의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울퉁불퉁형'으로 반복할 수 있으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거래 건수는 늘었지만 집값 하락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의 집값을 반영하는 S&P/케이스실러 지수는 1월에 전월 대비 2.5% 하락했다. 2월의 중국 평균 집값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떨어졌다.

국내 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주택거래량은 거래 시점에서 신고까지 최장 60일이 걸려 추세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매 낙찰가율과 관련해서도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난달까지 낙찰가율이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둔화되는 추세"라며 "단순한 기술적 반등일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시장 회복을 점칠 수 있는 지표와 관련,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주택 거래량이 금융 위기 이전인 지난해 6월의 4만건 수준으로 올라가면 시장이 괜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서울 지역 아파트를 기준으로 낙찰가율이 85%에 근접하면 주택시장이 상승세에 접어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경목/조귀동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