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부진했던 미국 선수들이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에서 부활의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다.

미국 여자 골프는 1980~1990년대를 주름잡던 줄리 잉스터가 쇠퇴기에 접어든 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박세리로 대표되는 유럽과 한국 선수들에게 안방을 내줘야 했다. 2000년대 중반 폴라 크리머와 모건 프레셀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새로운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와 '벌떼 군단' 한국 선수들에 비해 힘이 부쳤다.

시즌 초반이지만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올 시즌 치러진 6개 정규 대회 중 SBS오픈(안젤라 스탠퍼드)과 마스터카드 클래식(팻 허스트)에 이어 나비스코챔피언십까지 미국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의 우승으로 미국 여자 골프계는 한껏 고조돼 있다. 드라이버샷을 270야드나 날리는 린시컴은 기대주 중 하나였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아이언샷이나 퍼트 때문에 지난해까지 통산 2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린시컴은 이번 대회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아이언샷과 퍼트에다 대회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잡아 내 역전 드라마를 쓰는 집중력까지 보여 줬다.

미국 선수들은 상금 랭킹에도 상위권에 대거 포진해 있다. 지난 시즌 상금 랭킹 10위 안에 크리머 · 스탠퍼드 · 크리스티 커만 간신히 이름을 올렸으나 6일 현재 스탠퍼드와 커가 3 · 4위,린시컴과 크리머가 각각 7위와 9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미국 군단과 대회마다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