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6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전주 덕진에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정 전 장관 측 인사들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 강행 움직임을 보이는 등 당내 공천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관되게 추진해 온 전국정당화 노력에 비추어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에게 전략공천 지역으로 제안했던 인천 부평을 출마 제의도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거둬들였다.

정세균 대표는 "어느 길로 가도 어려운 선택의 상황에서 당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정 전 장관을 공천하면 정세균도 죽고 민주당도 죽지만,공천을 하지 않으면 정세균은 죽더라도 민주당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당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애써 강조한 것이다.

비주류 의원 30여명은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종걸 의원 등은 "의원들의 의견을 배제한 독단적인 당 지도부의 결정을 수긍할 수 없다"며 "이번 공천 배제로 인한 모든 사태는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천정배 김영진 의원 등 일부 중진도 이날 유감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분당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당의 공천 배제에 대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불교 경전의 글귀가 마음에 와닿는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김형호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