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이 3일 연속 7조원을 넘어섰다. 단기 급등에 부담을 느낀 개인과 일부 기관이 차익 매물을 내놓고 외국인이 순매수로 맞서는 과정에서 매매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은 7조7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2일(7조9000억원)과 3일(7조7000억원)에 이어 사흘째 7조원대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3월 말 5조원대에서 이달 들어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이날 거래량도 7억주를 넘어 전날에 비해 1억주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예상보다 빨리 1300선에 도달하자 차익 실현 욕구와 추가 매수 심리가 맞물리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월 중순부터 거래량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주가가 오르자 거래대금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거래대금 증가는 최근 주가 상승의 영향이 크며 특히 거래량이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증가는 투신을 비롯한 일부 기관이 수시로 업종을 갈아타며 수익률 경쟁에 나선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투신은 오전장에서 프로그램매매를 포함해 13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가 오후 들어 차익 실현에 나서 약 300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투신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동국제강 등 중국 관련주를 대거 순매수한 반면 KT 하나금융 신세계 등 경기방어주와 내수주는 처분했다.

홍호덕 아이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신권은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발빠르게 업종을 갈아타며 초과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제한된 자금 범위 내에서 수익률 게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수가 속도 조절을 하더라도 종목장세가 펼쳐지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 실적 시즌을 앞두고 증시는 일시적으로 재료가 사라지는 상태에 놓일 전망"이라며 "경기와 실적 악화에도 유동성장세 가능성은 여전하므로 종목별로 빠르게 순환매가 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