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송통신 분야 양대 신성장동력인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IPTV(인터넷TV) 사업이 모두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와이브로의 경우 통신업계가 1조3000억원을 쏟아 부었는데도 가입자는 17만명에 불과하고, IPTV는 올해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되레 가입자가 줄어들었다.

6일 한선교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 와이브로 서비스 출시 후 1조3508억원(KT 7303억원, SK텔레콤 6205억원)이 투자됐는데도 가입자는 17만명(KT 16만명, SK텔레콤 1만명)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와이브로 도입 초기에 2008년 가입자 수 144만명을 예측한 것에 비해 터무니 없는 실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와이브로 인프라 해외 진출은 KT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이 유일한데, 가입자 1600명에 매출 규모 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인프라 투자비만 소모하고 사라져버린 '제2의 시티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그간 와이브로 사업 추이로 봐서 전국망 설치 및 서비스 확대는 요원해 보인다"며 "방통위는 국내보다 해외 인프라 구축 진출로 정책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KT는 올해 초 국내 한 증권사의 탐방에 답하며 "와이브로 음성 탑재는 하나의 부가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며, 음성 통화를 위해 대규모 비용 투자를 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런가하면 IPTV는 지난해 지상파 방송국과 진통 끝에 콘텐츠 실시간 제공 협상을 마무리짓고 올해부터 본격 서비스에 나섰지만 가입자는 오히려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VOD(주문형서비스)와 실시간 서비스를 포함한 전체 IPTV 가입자 수는 155만여명으로 지난해 160만명에 비해 감소했다. 이는 무료로 제공하던 IPTV 서비스가 유료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부 가입자가 이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실시간 IPTV 신규 가입자 수도 KT가 15만명, SK브로드밴드 1만9000명, LG데이콤 5만명 등 21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무엇보다 콘텐츠의 부재다. CJ 계열이나 온미디어, 스포츠 관련 등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 계약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IPTV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나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기는커녕 케이블방송 서비스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가입자 수가 150만명 정도는 돼야 양방향 서비스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위한 투자가 가능한데 아직은 가입자 증가가 미미해 연구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PTV가 '방통 융합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기대를 모은 것은 인터넷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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