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보호 신청(기업회생 절차)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소식통을 인용,GM이 우량자산만을 떼내 '굿 GM'을 출범시키는 쪽으로 파산 실무 준비를 서두르는 한편 부채 및 인력 감축 등 파격적인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M은 5,6일 잇따라 이사회를 열어 파산과 정부 측에 제시할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일단 정부의 추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 2월 제시한 자구계획보다 진전된 방안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GM은 2월 자구안에서 제시한 부채 감축 규모(약 170억달러)보다 더 많이 부채를 줄이는 계획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에선 GM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총부채를 240억달러 이내로 줄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츠 헨더슨 GM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GM이 파산을 피하기 위해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GM은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자구안을 확정하는 대로 채권단 및 노조와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밖에 GM은 유럽 비즈니스를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코메르츠방크가 GM 유럽 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7곳의 투자자들에게 매각 서류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포드는 현금 및 주식 제공을 통해 99억달러의 채무를 감축하기로 투자자들과 합의했다. 포드와 금융 자회사는 이미 발행한 회사채 및 무담보사채 보유자들에게 현금 24억달러와 4억6800만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포드의 부채는 작년 말 258억달러에서 159억달러로 줄게 된다.

이날 포드 주가는 22% 급등했다. 앨런 멀럴리 포드 CEO는 "채무 감축으로 경기침체를 이겨내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포드가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이어 채권단의 양보를 얻어냄에 따라 구제금융을 받은 GM과 크라이슬러도 구조조정 압박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드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채무불이행(SD)'으로 하향 조정하고,일부 채무에 대해서는 'D' 등급을 부여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