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세계적 전자업체인 소니에도 철강 제품을 공급한다. 소니가 일본 이외의 철강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7일 일본 도쿄 소니 본사에서 LCD(액정표시장치) TV 부품용 전기아연도금강판을 장기 공급하기로 소니와 합의했다. 포스코는 이르면 이달부터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멕시코 등 소니의 전 사업장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이번에 공급하기로 한 전기아연도금강판은 LCD TV 안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외부로 방출시켜 오작동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진 고급 강재다. 포스코는 이 강판을 소니에 연간 2만t정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소니의 연간 총 강판 사용량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포스코는 오는 2010년 이후엔 소니에 대한 제품 공급량을 전체 강판 사용량의 30%까지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니는 그동안 전 세계 사업장에서 품질 확보를 위해 신일본제철，JFE스틸 등 일본철강사로부터만 제품을 공급받아 왔다. 그러나 수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포스코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제품의 원가 경쟁력 등을 인정해 포스코 제품을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포스코가 소니를 뚫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포스코는 제품 공급을 위해 2004년 소니의 도금제품 관련 품질인증(소니 스탠더드)을 취득했다. 소니에 고품질 강판을 공급하기 위해 마케팅，품질，조업부서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팀(TFT)까지 구성했다.

작년 초부터는 소니의 일본 및 해외 공장에서 본격적인 테스트도 진행했다. 포스코는 소니의 요청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제품 테스트에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통 2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키기도 했다. 포스코는 5년 동안 이 같은 과정을 거친 후에야 소니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품질관리가 깐깐하기로 소문난 도요타 일본 공장에도 철강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2005년부터 도요타의 태국 및 인도네시아 공장에 철강제품을 공급해 왔지만，일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강판 제품을 납품한 것은 처음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