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딜레마에 빠진 車 지원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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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명 경제부 기자 chihiro@hankyung.com
자동차산업 지원방안을 놓고 최근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포커 게임에서 어설픈 블러핑을 시도하는 하수를 연상시킨다. 블러핑은 자기에게 들어온 패가 좋지 않음에도 공격적으로 베팅해 상대방을 기권하게 하는 고도의 심리전략인데,이를 잘못 시도하면 큰 돈을 잃게 된다.
자동차산업 지원을 위한 세제지원책이 발표된 것은 지난달 26일.지식경제부는 5월1일부터 10년 이상된 노후 자동차를 새차로 바꿀 때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감면해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 발표 내용에 일대 수정이 가해졌다. 청와대가 "지경부가 발표한 내용은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지경부도 뒤늦게 "(세제지원은)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이 수반될 때 가능한 조치"라고 입장을 바꿨다.
정부가 입장을 바꾼 사연은 이렇다. 전 세계 각국이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산업 지원에 나서는 만큼 우리 기업에도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줘야 하고,꽁꽁 얼어붙은 내수진작을 위해서도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당초 정부 판단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자동차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정상적인 회사의 경영활동인 '혼류생산'이나 '전환배치'까지도 거부하는 '귀족노조'에게 국민의 혈세를 마냥 지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사정이 이런 만큼 세제지원을 해주는 선결조건으로 자동차 노조가 무분규선언을 하거나 임금삭감을 하려는 노력을 요구하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최근 "만족할 만한 자구노력이 없으면 세제지원 시행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노조를 상대로 '블러핑'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블러핑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자동차노조가 혼류생산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들 5월1일부터 자동차 세제지원이 이뤄진다고 알고 있는데 자동차노조가 무분규 선언이나 임금삭감을 하려 들겠느냐"고 토로했다.
결국 정부 내에서 손발이 맞지 않은 탓에 기대했던 자동차노조의 양보는 얻지 못하고 대신 국민들의 혼선만 부추기는 상황만 초래한 셈이다. 정부의 선택이 자못 궁금해진다.
자동차산업 지원을 위한 세제지원책이 발표된 것은 지난달 26일.지식경제부는 5월1일부터 10년 이상된 노후 자동차를 새차로 바꿀 때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감면해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 발표 내용에 일대 수정이 가해졌다. 청와대가 "지경부가 발표한 내용은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지경부도 뒤늦게 "(세제지원은)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이 수반될 때 가능한 조치"라고 입장을 바꿨다.
정부가 입장을 바꾼 사연은 이렇다. 전 세계 각국이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산업 지원에 나서는 만큼 우리 기업에도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줘야 하고,꽁꽁 얼어붙은 내수진작을 위해서도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당초 정부 판단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자동차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정상적인 회사의 경영활동인 '혼류생산'이나 '전환배치'까지도 거부하는 '귀족노조'에게 국민의 혈세를 마냥 지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사정이 이런 만큼 세제지원을 해주는 선결조건으로 자동차 노조가 무분규선언을 하거나 임금삭감을 하려는 노력을 요구하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최근 "만족할 만한 자구노력이 없으면 세제지원 시행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노조를 상대로 '블러핑'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블러핑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자동차노조가 혼류생산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들 5월1일부터 자동차 세제지원이 이뤄진다고 알고 있는데 자동차노조가 무분규 선언이나 임금삭감을 하려 들겠느냐"고 토로했다.
결국 정부 내에서 손발이 맞지 않은 탓에 기대했던 자동차노조의 양보는 얻지 못하고 대신 국민들의 혼선만 부추기는 상황만 초래한 셈이다. 정부의 선택이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