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사 사외이사는 교체폭이 큰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전직 장관 · 검찰총장 등 고위직 인사들이 대거 기용되는 등 사외이사 구성이 다양해졌다. 또 2개사에 겸직하는 사외이사는 203명으로 작년보다 5명 늘었지만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됐던 경쟁업체 겸직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상장사협의회가 7일 발표한 '2009년도 상장법인 사외이사 선임현황'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1578개사가 선임한 사외이사는 총 3125명(중복 선임자 제외 2922명)으로 지난해(1509개사,3002명)에 비해 123명 증가했다.

올해도 장관 출신 인사들의 사외이사 진출이 눈에 띄었다.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은 대한통운,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두산,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됐다.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조해녕 전 내무부 장관은 각각 고려신용정보와 화성산업의 사외이사를 새로 맡았다. 국회의원 출신인 박재홍씨와 최재욱씨는 각각 알덱스와 엠피씨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검찰총장 출신도 대거 사외이사로 기용됐다. 김각영 전 총장은 계룡건설 ·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를,김종빈 전 총장은 GS건설 · 에이엔피,송광수 전 총장은 두산중공업 · 극동유화,이명재 전 총장은 녹십자 ·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됐던 경쟁업체 겸직 사례는 사라졌다. 박문수 전 동우사 사장이 고려제강 · 금강철강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가 이날 금강철강 사외이사를 사퇴해 경쟁업체 겸직이 없어졌다. 작년에는 동일 업종 내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인사가 15명에 달했다.

'장수 사외이사'도 크게 줄었다. 작년에는 총 69명이 사외이사 제도 의무화가 시행된 1998년 이후 11년째 같은 상장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았지만 올해는 9명으로 급감했다. 1998년부터 같은 상장사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임재현 호남식품 회장(전북은행) 김익수 고려대 교수(대림산업)는 올해 주총에서 다시 선임됐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체 사외이사의 21.6%인 675명이 새로 선임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전체 사외이사(1693명)의 18.6%인 316명을 바꿨다. 코스닥 기업들은 25.0%인 359명이나 교체했다.

상장사 사외이사들의 직업은 기업인 출신이 35.0%로 가장 많았고 대학교수(21.8%) 변호사(10.8%) 공무원(6.4%) 회계 · 세무사(6.3%) 기관 · 협회 · 단체(4.7%) 연구원(2.5%)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인과 교수 비중은 각각 감소한 가운데 변호사 공무원 비중이 소폭 늘었다. 외국인은 75명으로 작년 2.6%였던 비중이 2.4%로 줄었다.

이원선 상장협 조사담당 상무는 "사외이사 구성 비중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사외이사 수가 점점 늘면서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균연령은 55.8세로 전년(55.4세)보다 높아졌다. 코스닥 사외이사는 평균 52.2세로 유가증권시장(58.9세)보다 6.7세나 젊었다. 최연소 사외이사는 고제 강상구씨(1981년생),최고령 사외이사는 신풍제지 조진규씨(1922년생)였다. 학력은 대학원 이상 출신이 49.5%(1547명)였고 전공은 경상계열(36.2%) 법학계열(15.4%) 이공계열(13.6%) 순이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