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8일 "진실을 토대로 법적,정치적 책임을 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서 법무장관을 지낸 천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이번 사태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지 않느냐.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권 말기에 관계가 틀어졌지만 한때 정치적 동지였던 노 전 대통령의 처지를 바라보는 심경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천 의원은 "국민들께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는 심정"이라며 "하지만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얘기를 꺼낸 만큼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어 "정치적으로 적절하냐 여부와 법률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무슨 용도로 돈을 주고받았느냐가 밝혀져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관여했느냐，형법 이론상으로는 공범관계에 있느냐는 것들이 수사를 통해 규명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정치적 득실을 저울질하며 사태의 향배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거 전주로 내려가 4 · 29재 · 보궐선거 발대식을 가졌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울산 · 경주 선거사무소 개소식 행사 참여 일정을 급히 취소하고 예정에 없던 최고위원회를 갖는 등 향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 대표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 역사가 반복돼 걱정이고，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리 역사가 빨리 미래로 나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들에게 누가 돼서 죄송할 따름"이라며 "적절한 자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