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대미술이 대거 한국 나들이에 나선다.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17일부터 6월7일까지 펼치는 '인도현대미술-세번째 눈을 떠라'기획전을 통해서다. 인기 작가 수보드 굽타를 비롯해 원로 작가 굴람모함메드 셰이크,실파 굽타,지티시 칼라트,바르티 케르,레나 사이니 칼라트 등 30~70대 작가 27명의 회화 사진 설치 작품 110여점이 출품된다. 올해 일본 모리미술관에서 '가자! 인도'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전시의 작품을 거의 그대로 들여오는 순회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김남인 학예사는 "국내에서 열렸던 인도 현대미술 관련 전시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이번 순회전은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1,2층은 '프롤로그-여정들''창조와 파괴-도시풍경''반영들-극단의 사이에서''비옥한 혼란''에필로그-개인과 집단,기억과 미래' 등 5개 테마로 꾸며진다. 흰소와 매연을 뿜어내는 자동차가 공존할 정도로 혼잡스러운 인도 사회처럼 다양한 인도의 현대미술 흐름을 전달할 예정이다.

인도 현대미술품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국제시장에서 꾸준히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작년 인도 미술품 시장 규모가 10년 전에 비해 30배 가까이 증가한 7000억원 규모로 급팽창했다. 세계 경매시장에서는 사에드 하이더 라자,티예브 메타,소우자 등 스타 작가의 작품이 5억~20억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작년 6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티예브 메타의 작품이 20억원,라자의 작품이 22억원에 각각 낙찰돼 영국 시장에서 인도 현대미술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인홍 한국미술투자연구소 소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국제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인도 현대미술이 최근 중국미술이 잠잠해지면서 아시아 미술계의 판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며 "국내 시장에도 중국미술 못지 않은 열풍이 불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이번 기획전의 부대행사로는 5월9일의 인도 전통공연과 일일장터를 비롯해 토요일에는 인도 영화 상영 등 문화축제가 풍성하게 진행된다. 관람료 5000원.(02)2188-611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