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투자증권은 8일부터 '푸르덴셜자랑스러운한국기업증권펀드'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30개 종목만 편입하는 전략으로 운용된다. 예컨대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10% 이상 편입하고 나머지는 1위 기업 가운데 14개 종목은 4%씩,나머지 15개 종목은 3%씩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는 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체 자금의 9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사실상 30개 대표 기업 주식을 90% 이상 보유한다는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리자산운용도 이와 비슷한 펀드를 준비 중으로 현재 막바지 출시 작업이 한창이다. 유리자산운용이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내놓을 '코리아메가캡'펀드(가칭)는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가 발표하는 한국지수(코리아라지캡)를 벤치마크삼아 50여개 국내 대표 종목만 편입한다는 전략이다.
안찬식 유리자산운용 상품개발부장은 "인덱스펀드의 형태를 띨 예정이지만 기존 인덱스펀드처럼 100여개가 넘는 종목을 모두 사지 않고 글로벌 기준으로 해도 살아남을 대표 종목만 보유하는 형식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NHCA자산운용 역시 40~50개 블루칩만 편입하는 '대한민국업종대표주식'을 내달 농협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블루칩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들이 경기 불황기에 대표 기업이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하이닉스 등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구조조정의 수혜를 보고 있거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올 들어 순매수세로 전환한 외국인이 주로 사는 종목이 국내 대표 종목에 집중되면서 주가 상승률도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간판 기업의 주식을 편입하면서 시가총액 100위 안의 대형주 비중이 전체 보유주식에서 90%가 넘는 '마이다스베스트트리오주식'의 전날 기준 올 들어 수익률은 19.79%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15.28%)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그랑프리한국대표주식'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주식' 등 블루칩 펀드로도 올 들어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희망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올 들어 지속된 원화 약세와 글로벌 경쟁사들의 침몰로 국내 대표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해졌다"며 "이에 따라 대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점차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도 강세를 나타내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블루칩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관련 펀드도 출시되면서 블루칩 주가도 레벨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나온 블루칩 펀드들은 국내 주식형펀드나 인덱스펀드처럼 많은 종목을 분산해 사지 않고,30~50개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블루칩들의 수급 상황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