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침체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채권은행들이 대기업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를 시작하면서 구조조정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산업은행에 계열사인 동부메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은 재무적 투자자들과 함께 사모주식펀드를 조성해 철강업체인 동부메탈 지분 100%와 경영권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이 이처럼 동부메탈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는 채권단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약속한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계열사를 매각하는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채권은행들이 45개 주채무계열 기업집단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들은 대출 금액이 많은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해 5월 말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불합격 평가를 받은 기업은 계열사 매각 방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은행들은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총자산회전율, 매출액영업이익률 등 4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하되 부채비율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 그룹은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된다"며 "다만 선박 선수금과 같은 특별한 요인이 있을 경우 채권단이 이를 감안해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채권은행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주채무계열에 대한 예비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한 결과 5~6곳이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년 말 기준 본평가에서는 불합격 판정을 받는 곳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이 지지부진했던 금호생명 등의 매각 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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