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탐방]자유투어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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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다동 동아빌딩 5층 자유투어 본사. 시내 한복판에 있는 이 사무실에선 요즘 쉴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상담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기자가 방문한 때는 지난 6일. 오후 5시가 넘었는데도 여기저서 동시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상담원들의 말소리가 뒤섞여 정신이 혼미할 정도다.
이 회사 김우진 재무회계팀장은 "한동안 뜸했던 예약 문의전화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지난 달 하루 1600여통에 불과했던 문의전화가 최근 2300통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불과 한 달 전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을 넘보던 때와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환율이 떨어지기만 기다렸던 대기수요가 최근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다음 달 황금연휴(샌드위치를 쉴 경우 1 ~5일 휴무)가 끼어 있어 여행상품 문의는 더욱 늘어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여행업 저점 찍은 듯…"턴어라운드 한다"
자유투어는 기획상품(패키지) 전문 여행사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가 대리점 판매에 주력하는데 비해, 자유투어는 신문광고나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상품 대부분을 사람들에게 직접 판매한다.
자유투어는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영업손실은 17억원, 당기순손실은 76억원에 달했다. 영업수익(매출)도 160억원으로 전년의 182억원보다 줄었다.
환율과 원유가격 등 여행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된데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 그리스 산불 등 국제정세 불안 요인까지 겹쳤다. 세계증시가 폭락하는 등 금융위기도 극에 달했다. 회사 말을 빌리면 이보다 더 나쁠 순 없었다.
방광식 대표이사는 "취임 첫 해 영업에서도 흑자를 못 낸 것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작년 5월 부동산 개발 기업 엘앤에스플래닝이 자유투어를 인수한 이후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엘앤에스플래닝의 지분 16.67%를 보유한 대주주이다.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 우승구 상무는 "1분기 영업이익 1억원 이상이 기대된다"며 "올 한해 10억~2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상무는 "250명이던 직원을 170명으로 줄였다. 과거 경영진이 벌였던 마카오 사업과 부실자산 대부분을 손실처리 했기 때문에 재무부담도 크게 덜었다"고 설명했다.
◆ 올해는 내실 다진다
자유투어는 올해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일단 이익을 내야 덩치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광식 대표(42·사진)는 "대리점을 크게 늘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기존에 잘 해 왔던 직접판매 부문에서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방 대표는 "무엇보다 회사 전속 가이드 수를 크게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패키지 여행객들은 현지 가이드의 쇼핑 및 선택여행상품 강요에 자주 시달렸다. 가이드가 이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챙길수 있어서다. 가이드 대부분은 여행사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땅히 없었다.
그는 "비용 문제 때문에 직원을 가이드로 보내기는 힘들지만 가이드에게 일정 물량을 보장해 주는 등의 방법으로 전속 계약을 맺는다면 쇼핑, 옵션 강요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객 데이타베이스(DB)를 활용한 마케팅 강화, 광고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 중저가 정책 유지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부동산ㆍ리조트 개발 병행
여행과 함께 부동산 및 리조트 개발 사업도 병행한다. 판교 상가 분양 사업이 그 첫번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투어는 최근 경기도 성남 판교지구 내 근린상업용지 1230㎡(약 372평)를 81억원에 취득했다. 회사는 이 땅에 지상 7층, 지하 4층짜리 상가 건물을 지어 분양할 계획이다. 투입 예정 금액은 토지비를 합해 모두 200억원이다.
방광식 대표는 "다음달 인ㆍ허가를 받으면 올 10월께 입주가 시작된다"면서 "판교의 상가용지 비율이 분당의 8.5%, 용인 죽전의 6.8%, 수원 영통의 5% 등과 견줘 크게 낮은 2.4%에 불과해 분양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조트 개발 부문도 여행과 연계해 더욱 키울 계획이다. 현재 보유중인 평창 '로하스 파크'와 제주 중문단지 내 '나폴리리조트'를 해외 리조트와 연계해 분양한다면 사업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우승구 상무는 "우리가 GP(General Partner)로 참여하는 PEF(사모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해외 리조트를 매입할 예정"이라며 "우선 사이판, 필리핀 지역의 리조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탐방에 동행한 문필복 메리츠증권 광화문지점 상무는 "여행 영업 부문에서 10억원이 넘는 이익이 예상되는데다 부동산 개발에 따른 이익까지 합해 올해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기대된다"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고려할 경우 자유투어의 시가총액이 지금의 두 배는 되어야 적정하다"고 진단했다.
자유투어 주가는 작년 12월 825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올 들어 꾸준히 올라 지난 8일 1815원을 기록했다.
문 상무는 "실적은 좋아지는 데 반해 주가는 여전히 싸다"며 "재무적 리스크도 적기 때문에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방광식 대표는 "장기적으로 패키지 여행은 점차 시장이 쪼그라들 것으로 본다"면서 "직영 리조트와 렌터카 사업 등 여행 연관 사업을 직접 하면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 종합 여행사로 발돋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