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사건 이후 청와대의 낮과 밤이 달라지고 있다.

오해받을 일은 말라는 엄명이 떨어진 데다 청와대 내부에서 100일 특별 감찰까지 시작되면서 어느 때보다 직원들이 행동거지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구내 식당 이용객이 늘어난 것.위민 2관 지하 1층에 자리한 120석 규모의 구내 식당은 이용 시간(낮 12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내내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북적인다는 전언이다.

A 행정관은 "이전에도 구내 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많았으나 오해받을 식사 자리는 피하라는 지침이 떨어진 후 이용객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식당이 북적이는 시간을 피해 헬스장이나 수영을 먼저 하고 천천히 식사하는 웰빙족도 늘었다. 구내식당 옆에 마련된 강당은 행사가 있을 때는 강연장 등으로 사용되지만 평소에는 러닝머신 등을 비치해 놓고 직원들을 위한 체력 단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B 행정관은 "연무관에서 수영하고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하면 근무시간에 딱 맞출 수 있다"며 "이런 패턴으로 점심 시간을 활용하는 직원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웬만한 저녁 자리는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 꼭 참석해야 할 자리일 경우엔 약속장소를 먼저 파악하는 게 상식이다. 내부적으로 여성 접대부가 있는 식당은 피하라는 지침이 나왔는데,일부 한식당이 애매 모호한 경우가 있기 때문.

C 행정관은 "그런 자리도 소맥(맥주에 소주를 탄 폭탄주) 한 잔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몸조심에 2차는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