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서 자신의 최측근들을 전면에 포진시켰다. 친정체제 강화 포석이다. 김 위원장의 매제로 실세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국방위원으로 선임돼 명실상부한 2인자임을 과시했다.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도 전면에 부상하며 세대교체를 이뤘다.

북한의 실질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1부위원장으로는 조명록이 유임됐다. 또 전병호 당 군수공업담당 비서가 새롭게 등장했다. 김 위원장의 고숙인 리용무 부위원장과 오극렬 부위원장,김영춘 부위원장은 유임됐다. 모두가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다. 주규창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주상성 인민보안상,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이 국방위원으로 피선됐다.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 부부장도 국방위원에 선임돼 최근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유임됐다. 최고인민회의 양형섭 부위원장(김정일 4촌 고모부)과 김영주 명예부위원장 역시 유임됐다. 김 위원장의 측근인 김양건 당 중앙위 통전부장,이용철 제1부부장도 위원으로 선출됐다. 이 밖에 부위원장으로 김영대,서기장 최영림,위원으로는 류미영 강영섭 심상진 홍석형 김병팔 강창욱 로성실 변영립 태형철이 포함됐다.

김영일 내각총리는 유임됐다. 부총리에는 곽범기 태종수 오수용,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에는 로두철,외무상으로 박의춘,인민보안상으로 주상성,전력공업상으로 허택,석탄공업상으로 김형식,채취공업상 강민철,원유공업상 김희영,금속공업상으로 김태봉 등이 임명됐다.

중앙검찰소 소장으로는 리길송을 임명하고 중앙재판소 소장으로 김병률이 피선됐다.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구성원을 대폭 보강한 점으로 미뤄 국방위원회의 위상과 역할 및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올해 예산수입 계획을 작년도 예산수입 결산금액보다 5.2% 증액했으며,이는 북한돈 4826억원(미화 약 34.5억달러. 1달러=140원 적용)가량으로 추산된다.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총 예산의 15.8%를 책정해 762억5000만원(약 5억45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특히 올해 지출계획 중 도시경영 부문에 대한 지출을 11.5% 증액키로 했다. 한때 장성택 행정부장이 맡았던 수도건설부의 역할을 강화,2012년까지 평양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강력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