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에게 25년 징역형이 선고된 바로 다음날인 8일 딸 게이코 의원이 부친의 명예회복을 위한 대장정을 선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게이코 의원은 "(산간) 벽지와 테러로 피해를 본 지역들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이번 판결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알릴 것"이라고 밝히고 현재 70만 건에 머물러 있는 부친 지지 서명을 100만 건까지 늘리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부친의 유죄판결과 함께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게이코 의원은 "법원의 가혹한 판결은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번 재판으로 후지모리 지지 세력을 패배시킬 것으로 생각했다면 그것은 오판"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재판에 대해 침묵을 지켜온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과 부친의 사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내용의 소문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확인했다.

그는 유죄 판결이 나온 직후 "판결에 보복성이 있다"고 비난하고 판결에 대한 국민적인 공분이 결국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부친을 사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이미 19세 때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 바 있는 게이코 의원은 지난 2006년 의원 선거에서 전국 최다득표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한 후 부친의 후광에 힘입어 현재 유력한 대권후보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4명 자녀 가운데 장녀인 게이코 의원은 그러나 지지기반이 결국 부친을 지지해 온 세력들을 이어받는 선에서 머물러 있어 지지기반 확대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가 이끌고 있는 '푸에르사 2011'은 국회 120개 의석 가운데 겨우 13개를 차지하고 있는 소수정당이다.

게다가 페루 국민 3분의 2가 이번 판결을 앞두고 이미 유죄의견을 밝혔으며, 게이코 의원이 '후지모리 사면'이라는 단일이슈로 대권 운운하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24%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어 폭발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