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선장 '새로운 영웅'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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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미국 컨테이너선의 리처드 필립스 선장이 억류 5일 만에 미 해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12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동료 선원들을 구해낸 필립스 선장에게 찬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다음은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등이 빌 코트니 미 해군중장의 말을 인용해 재구성한 ‘필립스 선장 구출 작전’이다.
지난 8일 ‘악명 높은’ 소말리아 해적이 미국 국적 컨테이너선 ‘머스크 앨라배마’ 호를 공격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선원들은 당황했다. 중화기로 무장한 해적들을 맨 몸으로 퇴치할 방법은 없었다. 이 배의 리처드 필립스 선장(53)은 결단을 내렸다. 해적들과 담판을 지었다. “나를 인질로 잡고 배와 선원들은 풀어 달라.” 덩치 큰 화물선을 감당하기에 힘이 부쳤던 해적들은 필립스 선장의 제안에 동의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질극은 12일까지 닷새간 이어졌다. 필립스 선장은 연료가 바닥 난 보트 위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한 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끝나기도 했다.
해적과 대치하던 미국 해군은 더 이상 기다렸다가는 필립스 선장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판단, 공격 명령을 내렸다. 보트가 해안에 도착해 버리면 필립스 선장을 구할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미 해군은 우선 해적들의 보트가 이동하지 못하도록 에워쌌다. 그리고 해군 저격수에게 발포 명령을 내렸다. 보트에 타고 있던 4명의 해적들이 쓰러지자 곧바로 작은 구명정을 보내 필립스 선장을 구출했다.
미 해군 상륙함 ‘박서’로 옮겨진 필립스 선장은 “음식을 좀 들겠느냐”는 해군 측의 제안에 괜찮다고 답한 뒤 집에 전화부터 했다. 가족과 통화를 마친 그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아내 안드레아가 남긴 메모도 확인했다. 메모에는 “가족들이 당신을 위해 초콜릿을 입힌 부활절 달걀을 준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번 구출 작전을 총 지휘한 고트니 중장은 “필립스 선장을 구하는 작전은 일단 성공했지만 이번 작전으로 인해 소말리아의 해적들이 더 폭력적으로 변할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12일 현재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억류 돼 있는 총 17척에 달하며 억류한 인질도 260명에 이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미국 언론들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동료 선원들을 구해낸 필립스 선장에게 찬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다음은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등이 빌 코트니 미 해군중장의 말을 인용해 재구성한 ‘필립스 선장 구출 작전’이다.
지난 8일 ‘악명 높은’ 소말리아 해적이 미국 국적 컨테이너선 ‘머스크 앨라배마’ 호를 공격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선원들은 당황했다. 중화기로 무장한 해적들을 맨 몸으로 퇴치할 방법은 없었다. 이 배의 리처드 필립스 선장(53)은 결단을 내렸다. 해적들과 담판을 지었다. “나를 인질로 잡고 배와 선원들은 풀어 달라.” 덩치 큰 화물선을 감당하기에 힘이 부쳤던 해적들은 필립스 선장의 제안에 동의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질극은 12일까지 닷새간 이어졌다. 필립스 선장은 연료가 바닥 난 보트 위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한 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끝나기도 했다.
해적과 대치하던 미국 해군은 더 이상 기다렸다가는 필립스 선장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판단, 공격 명령을 내렸다. 보트가 해안에 도착해 버리면 필립스 선장을 구할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미 해군은 우선 해적들의 보트가 이동하지 못하도록 에워쌌다. 그리고 해군 저격수에게 발포 명령을 내렸다. 보트에 타고 있던 4명의 해적들이 쓰러지자 곧바로 작은 구명정을 보내 필립스 선장을 구출했다.
미 해군 상륙함 ‘박서’로 옮겨진 필립스 선장은 “음식을 좀 들겠느냐”는 해군 측의 제안에 괜찮다고 답한 뒤 집에 전화부터 했다. 가족과 통화를 마친 그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아내 안드레아가 남긴 메모도 확인했다. 메모에는 “가족들이 당신을 위해 초콜릿을 입힌 부활절 달걀을 준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번 구출 작전을 총 지휘한 고트니 중장은 “필립스 선장을 구하는 작전은 일단 성공했지만 이번 작전으로 인해 소말리아의 해적들이 더 폭력적으로 변할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12일 현재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억류 돼 있는 총 17척에 달하며 억류한 인질도 260명에 이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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