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전체 매출액의 40%에 육박하는 접대비 등의 직 · 간접적 영업비용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13일 내놓은 '2008 의약품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120개 의약품 제조업체는 2007년에 광고선전비와 접대비 등의 제반 영업비용을 일컫는 '판매관리비'로 4조1739억여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39.1%에 달하는 것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광고와 접대성 영업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로써 특정 의약품을 사용해주는 대가로 제약사 등에서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의사와 약사를 처벌하는 규정을 명문화하는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 방안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20대 제약사 가운데 2007년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매출액 기준 업계 2위인 한미약품으로 무려 50.9%를 기록했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영업비용으로 쓴 셈이다. 매출액 기준 20위인 삼진제약(50.7%)과 매출액 수위인 동아제약(49.3%)이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종근당(48.9%) 일동제약(46.5%) LG생명과학(45.4%) 보령제약(43.3%) 등도 평균보다 많은 영업비용을 썼다.

또 120개 제약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떨어진 11.8%를 기록했다. 경상이익률은 0.8%포인트 높은 12.8%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률은 8.4%로 이전 연도와 같았다. 부채비율은 64.3 %로 1.6%포인트 낮아져 재무구조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의약품산업의 연구 · 개발 투자는 2003년 2887억원에서 2007년 5846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분석 대상이 된 120개 업체는 의약품 제조와 관련된 250개 회사 가운데 의약품이 주력 품목이면서 연간 매출액이 50억원이 넘는 곳들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