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행주들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13일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주들은 지난해 말 대비 평균 50% 가량 뛰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과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 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여행주들이 최근 급하게 올라 가격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손윤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여행주들이 조정받기보다는 좀 더 상승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다음달 선예약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가 집계한 지난 3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12월(-53%), 지난 1월(-46%), 2월(-33%)을 감안하면 2∼3월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출국자 수 감소 폭이 다소 줄어 긍정적이라는 게 손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한익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환율이 아직 시장에서 만족할 수준까지 내려와 있지 않다"면서 "환율 하락 안정과 업황 개선 등을 고려하면 여행주들이 15%∼20% 가량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여행주들의 주가가 개별 업체들의 펀더멘털(내재가치)와는 다소 별개의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뒷받침 되지 못할 경우 상승 랠리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원·달러 환율과 이에 대한 기대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반기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여행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이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투자심리를 충족시킬 만큼 호조를 보이지 못 할 경우 현재 주요 매수 주체인 개인들이 이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며 상승세가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여행주들이 최근 단기에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달에는 다소 조정을 받거나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달 초중반 나오는 3분기 선예약률을 통해 실적 개선 추이를 확인한 후 여행주들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가 계절적으로 비수기이고,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 등에 미뤄 여행사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하나투어가 오는 2분기에 매출액 283억원, 영업적자 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매출액 205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정희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이미 여행사들의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작년 3분기부터 환율 급등,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실적과 주가가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3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움직이거나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팀장은 "전 세계적인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경기부양책 집행 등이 2분기에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달러 환율이 오는 2분기 중 1300원선 밑으로 내려가 125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여행주들은 대부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하나투어는 전 거래일보다 6.06% 오른 3만5000원을 기록했고, 모두투어(6.27%), 롯데관광개발(6.91%), 레드캡투어(2.81%) 등도 상승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