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임시정부는 실로 대한민국의 뿌리요 정신적 토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제9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기념식'기념사를 통해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국호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민주공화제의 틀을 만들어 광복 이후 건국의 토대를 마련해 줬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외면한 채 건국에만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임시정부 수립 90주년'과 '건국 60주년'사이에서 벌어진 진보와 보수 진영 간 이념갈등을 치유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임시정부 수립은 3 · 1운동을 받들어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위대한 선택이었다"며 "우리 헌법에 명시된 대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성취한 (성과) 위에 선진일류국가를 향하여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공헌을 항구적으로 기리기 위해 위패봉안시설을 새롭게 건립하겠다"며 "이 시설에는 일제 강점기 동안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2만여 독립유공자의 위패를 모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념식에서 1912년 일제가 '조선민사령'을 제정해 호적을 만들었을 때 등재를 거부하다가 무국적자로 숨진 신채호 이상룡 이석주 선생 등 독립유공자 유족 62명에게 가족관계등록증서를 수여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