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유동성 랠리,부동산은 내년 가야 회복.'

국내 프라이빗뱅커(PB)들은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유동성 랠리 성격이 짙어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시장 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은 투자시점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유동성 랠리 이용해 볼만

이관석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최근 정부 정책의 효과가 크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며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면서 "유동성 랠리의 초입일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 팀장은 "주식 자산 비중이 30% 이내인 투자자라면 매수를 고민해 볼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김순현 국민은행 PB사업본부장은 "연초보다 낙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5~6월께 주식시장이 다시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 이전까지는 조금씩 투자를 늘려도 괜찮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준비 없이 지금 들어가기보다는 한번쯤 조정을 받은 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사업단 재테크팀장은 "코스피가 1400선을 찍은 뒤 1150~1200선까지 하락한 뒤 재상승할 것"이라며 "1250선 이하로 떨어졌을 때 분할매수 방식으로 조금씩 사두는 게 안전하다"고 예상했다.

그동안 수익률이 너무 하락해 환매할 수 없었던 펀드는 지금이 적당한 시점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인응 팀장은 "환매 후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그때 다시 들어가야 한다"며 "다만 적립식펀드는 한두 달 진폭이 있다고 해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굳이 환매할 필요없이 계속 유지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펀드나 원자재펀드,브라질펀드 등을 조금씩 늘려 펀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부동산은 내년까지 가봐야

부동산시장은 주식에 비해 늦게 살아나는 만큼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데 대부분 동감했다.

김 본부장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값은 한번 더 흐름을 봐야 한다"며 "조금 더 본 뒤 완전히 바닥이라고 판단될 때 들어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시장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하반기쯤 타이밍을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인응 팀장은 "투자 목적이라면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가 매수 시기가 될 것"이라며 "내집 마련이 목적인 사람이라면 '바닥'이 아니라 '무릎'에서 산다는 마음으로 올해 3분기께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창수 팀장은 "최근 부동산시장에 돈이 몰리며 상업용 건물이 뜨고 있지만 아직도 공실률이 높다"며 "향후 1~2년간 공실에 따른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면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태훈/유승호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