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29억원에 거래됐죠.최근 거래된 매물은 30억원대를 훌쩍 넘어요. "

13일 A부동산정보업체에 매물정보를 올린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2차 아파트(전용면적 196㎡)의 시세가 30억원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구청에 4월1일 거래됐다고 신고된 실거래가격은 28억5000만원이었다. 정보업체 사이트에 올라온 매매가격이 구청에 신고된 실거래가격보다 1억5000만원이나 부풀려진 셈이다.

최근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와 서울시의 초고층 재건축 추진 등의 개발호재 분위기를 타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문의가 늘어나자,일부 중개업소들의 고질적인 '호가 뻥튀기'가 재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강남 · 서초 · 송파구 등 강남권 3개구청에서 입수한 이달 초(1~9일) 주택실거래 가격과 정보업체 시세를 비교해본 결과,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5억500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강남권은 다른 지역(60일 이내)과 달리 계약체결 이후 15일 안에 거래가격을 신고하도록 돼 있어 매매호가와 실거래가격 간 시차도 거의 없는 편이다.

강남구 개포주공6단지 전용면적 83㎡형의 경우 정보업체 사이트에는 지난 2일의 신고가격인 9억4000만원보다 최대 6000만원이 비싼 9억5000만~10억원으로 올려졌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3단지의 전용 134㎡형도 실제 거래가격(11억1000만원)보다 최고 9000만원이 높은 12억원까지 표시돼 있다. 문정동 훼밀리 아파트(전용면적 158㎡) 역시 실거래가는 12억2800만원인데,정보업체에는 13억500만원으로 기록됐다.

기존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호가 부풀리기'도 심각하다. 강남구 도곡렉슬아파트(403동,전용면적 120㎡)는 구청에 신고된 실거래가격이 14억5000만원(4월3일 계약)인데,정보업체에는 최대 20억원으로 올려졌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정부의 잇따른 재건축 규제완화 대책으로 수요자들의 매수문의가 늘어나자,중개업소들이 실거래 가격을 숨기고 경쟁적으로 호가를 부풀리면서 집값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선화/이호기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