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달러 일부 `타나도→엘리쉬&파트너스'
檢 "100만 달러 용처 몰라도 盧 처벌 가능"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의 일부가 재투자된 `엘리쉬&파트너스'사의 지분을 장남 건호씨가 소유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사실이 건호씨와 500만 달러를 이어주는 새로운 연결고리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만나거나 움직이거나 한 사실이 있을지는 몰라도 직접 관련은 없다.

건호씨는 500만 달러와 무관하다"고 해명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연씨는 작년 1월 해외 창투사인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를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세우고 그해 2월 이 법인의 홍콩 계좌로 박 회장의 돈 500만 달러를 송금받았으며 다른 투자금은 유치하지 않았다.

연씨 측은 500만 달러 중 절반을 미국, 베트남, 필리핀 등의 회사 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계좌에 남겨뒀다고 했는데, 이 돈의 일부가 연씨가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엘리쉬&파트너스'사에 투자됐다는 것이다.

건호씨는 애초 타나도사의 대주주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실제로는 엘리쉬&파트너스사의 대주주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이런 사실이 건호씨가 500만달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으며 연씨가 이 회사의 국내 사무소 격으로 작년 4월 자본금 5천만원을 들여 `엘리쉬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경영자문 컨설팅업체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나 전화번호도 없고, 직원은 연씨를 포함해 두 명이며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 등록도 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연씨의 변호인은 "연씨가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엘리쉬&파트너스사의 지분을 건호씨가 한 때 소유했던 것은 맞지만, 500만 달러는 연씨가 박 회장에게 요청해 투자받은 것이고 건호씨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그러나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베트남에 찾아가 박 회장에게 투자를 부탁하고, 500만 달러를 송금받아 이 돈을 사용하는데 전 반적으로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 진술 등을 토대로 500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낸 돈'이라고 의심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재소환된 연씨는 박 회장한테 500만 달러를 투자받기 전 만들었던 계약서 초안을 검찰에 제출했다.

연씨 변호인은 "연씨가 당시 계약서 초안을 박 회장에게 보냈었는데 `우리 사이에 이런 걸 지금 쓸 필요가 있나'라며 사인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건호씨를 재소환하려 했으나 몸이 좋지 않다고 해 자료만 제출토록 하고 14일 다시 소환하기로 했다.

한편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양숙 여사와 건호씨 모두 참고인으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가 능성은 현재로는 없다"며 이번 수사의 초점이 노 전 대통령의 혐의에 맞춰져 있음을 명확히 밝혔다.

또 권 여사가 변제 내용 등을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음에도 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계좌추적 계획은 없다며 박 회장으로부터 건네진 100만 달러의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더라도 노 전 대통령을 `뇌물죄'로 사법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