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전국 학원의 67%는 교육청에 신고한 금액보다 훨씬 높은 학원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학부모 85%는 자녀 학원비로 인해 가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민간 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전국 536개 학원을 대상으로 한 ‘학원비 실태 조사’와 학부모 1516명을 대상으로 한 ‘학부모 의식조사’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14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485개(90.5%) 학원의 수강료가 교육청에 신고된 수강료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358개(66.8%) 학원의 수강료는 교육청에 신고된 것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수강료를 초과징수하고 있는 학원의 경우 신고금액의 1.2배에서 1.5배가 75개(20.9%)로 가장 많았고,5배 이상도 29개(8.1%)인 것으로 조사됐다.학원 종류별로는 외국어학원의 초과징수 비율이 74.0%로 가장 높았고,피아노 학원이 52.3%로 가장 낮았다.지역별로는 광주(100%)와 대구(97.1%)의 초과징수 비율이 가장 높았다.서울은 평균보다 다소 높은 72.5%로 나타났고 강원도가 15.0%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학부모 85.3%는 학원비가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지만 실제 경제적 부담으로 학원 수강을 중단하거나 옮긴 경우는 36.5%로 낮게 나타났다.또 경제적 여유가 있을 경우 학원수강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54.6%로 나타나는 등 사교육에 대한 의존이 심했다.수강료와 학원 수준의 상관관계에 대해 ‘관계가 없다’는 의견이 64%였으나 서울을 비롯한 주요 광역시와 고소득층이 대부분인 32%는 수강료가 높은 학원의 수준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원비를 현금으로 납부한 경우,‘현금 영수증을 요구하여 발급받았다’는 응답은 31.2%에 불과했으며 다수의 학부모가 현금 영수증을 요구하지 않았거나(59.8%) 요구했음에도 발급받지 못한 경우(7.7%)로 조사됐다.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학원비를 공개하는 수강료 공개 제도가 시행되면 학원비가 내려갈 것이냐는 질문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50.5%)는 의견이 ‘효과가 없을 것이다’(46.2%)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수강료 공개시 수강료가 낮은 학원으로 옮길 의향이 있다는 경우가 절반(50.0%)정도 됐다.또 67.2%는 교육청에 공개된 수강료 보다 높은 수강료를 받는 학원을 신고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송기동 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장은 “교육청에 신고된 학원비와의 불일치 비율이 90.5%로 높게 나타난 데에는 학원의 편법·부당한 방법에 의한 초과징수 외에도 복잡한 학원비 구조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학원비의 개념을 기본수강료 외에 보충 수업비,교재비 등 추가비용을 포함하는 ‘학원에 납부하는 일체의 경비’로 정의하고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학원비를 공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는 또 “학원비 영수증을 현금영수증,신용카드 매출전표,지로영수증 등으로 발급하는 것을 의무화해 편법·부당한 학원비 징수 행위를 차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