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양호' … 물고기는 '보통'

섬진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의 건강상태가 환경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환경부가 발표한 '섬진강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에 따르면 섬진강 어류의 건강성은 ‘보통’으로 상대적으로 건강이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수질, 부착조류, 저서생물, 수변 및 서식환경 항목의 건강성은 고유의 자연환경 덕에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환경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섬진강 살리기’ 시행계획을 수립 ·추진할 예정이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실시한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는 섬진강 수계 59개 지점에 대한 수생태계 건강성을 조사하고 그 평가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 조사는 ‘08.5~6월, 9~10월 2차례에 걸쳐 수질, 수생생물(부착조류, 저서생물, 어류), 수변 및 서식환경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4등급(최적, 양호, 보통, 불량)으로 평가했다.

총 조사구간 59개소 중 △수질 ‘좋음’ 이상 93% △부착조류 ‘양호’ 이상 59% △어류 ‘양호’ 이상 5% △서식 및 수변환경 ‘양호’ 이상 구간은 88%로 평가되었다. 어류에 의한 수생태계 건강성은 59개 구간 중 ‘양호’ 구간은 3개소(5%)에 불과한 반면, ‘보통’ 구간 50개소, ‘불량’ 구간 6개소로 나타나 다른 생물군에 비해 어류에 의한 건강성이 나쁘게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와 같이 건강성이 낮게 평가된 것은 수계내 6개 댐과 297개에 달하는 각종 보(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하여 작은 둑을 쌓고 흐르는 냇물을 막아두는 저수시설)들이 어류의 이동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서식처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섬진강 수계 중 보성강 유역은 서식환경이 잘 보전되어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등 건강성이 높은 반면 오수천은 피라미 등 오염내성종과 잡식성 어종들이 출현하는 등 건강성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요천은 외래어종인 배스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환경부는 '섬진 황어 2012 프로젝트'를 추진해 어류의 건강성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물길과 주변에 설치된 보를 자연형으로 개량하고 서식처 복원 등을 통해 섬진강의 회유성 어종인 황어, 다묵장어 등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환경부는 "섬진강에 살고 있는 수달 등 희귀종·멸종위기종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서식처를 복원하며, 생태계 훼손으로 감소된 쏘가리, 참게, 재첩, 장어 등 경제어종의 마릿수 증가와 동시에 외래종(배스, 블루길) 차단·퇴치를 위한 인공 산란장 조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팀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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