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투자확대 '허언'…유보율 696.97%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유보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이 계속되자 투자보다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데 열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34개사 중 비교 가능한 552개사의 지난해말 현재 유보율은 696.97%로 전년말 669.48% 대비 27.49%포인트 급증했다.

잉여금은 전년말 370조7606억원에서 20조6540억원(5.57%) 증가한 391조4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설비확장이나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사내유보가 돼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으면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배당 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지만, 그만큼 투자활동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유보율이 2000% 이상인 기업은 56개사로 전년말보다 9개사 증가했고, 100%미만인 회사는 56개사로 전년말보다 4개사가 감소했다.

특히 10대그룹의 유보율은 893.92%로 비10대그룹의 유보율 541.34%를 크게 웃돌았고, 그 중 포스코 유보율이 5843.80%로 10대그룹 중 가장 높았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27,908.29%), 태광산업(25,363.18%), 롯데제과(21,467.84%) 등이 유보율 상위사에 랭크됐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