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2009년 4월 14일자 A38면

기축통화가 되려면 세계적으로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유동성이 풍부하고,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서 해당 국가의 경제력뿐 아니라 정치력 군사력까지 반영된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이 칼럼에서 한 국가의 국력이 강하다는 게 단순히 경제력과 정치력 군사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기본이 돼 어떤 국가를 지향하는가,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된 것은 자유와 평등,공정한 기회 등 미국적 가치를 세계인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기축통화는 부의 축적과 교환의 매개체에 불과한 게 아니라 그 자체로서 해당 국가의 가치를 투영하고 있다는 게 정 위원의 주장이다.

따라서 중국의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중국이 과거에 진보적이며 보편적인 가치로 받아들여진 유교의 가치를 확립했듯이 보편국가로서 세계인들의 존경심을 얻는 게 먼저다. 중국의 1당 독재,인터넷 검열,인권문제 등을 보면 중국은 아직 보편국가로 보기 힘들다. 강화되고 있는 중국민족주의도 걸림돌이다.

기축통화가 된다는 것은 자국 통화를 국제적으로 통용시키려는 노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한 국가의 총체적인 국력이 뒷받침되면서 세계인으로부터 국가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