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4 · 29 재보선 공식 선거전을 하루 앞둔 15일 대거 인천 부평을로 총출동했다. 지도부의 명운이 걸린 선거임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재훈 후보(전 지식경제부 차관)와 민주당 홍영표 후보(전 재경부 FTA 국내대책본부장)는 저마다 이 지역 현안인 GM대우 부평공장 회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이 적임이라고 하면서 이 지역 '노심(勞心,근로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초반 판세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근로자의 편에 서서 해고를 막아줄 홍 후보(옛 대우자동차 노동자 대표 출신)를 밀어야 한다"는 의견과 "GM대우 자체를 살려야 근로자도 산다. 힘있는 여당 후보가 적임"이라는 목소리가 거의 반반으로 엇갈리고 있었다.

청천동 아파트촌의 한 호프집에서 만난 GM대우 협력사 근로자 성모씨(무급휴직 중)는 "이달 들어 나흘밖에 출근을 못했다"며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나마 우리 사정을 알고 근로자들의 편에 서줄 후보를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 일부가 공천 탈락에 반발하면서 지역 풀뿌리 조직이 사분오열된 것도 이 후보의 향후 선거전에 부담이 되고 있다.

반면 산곡동의 A공인중개사 이모 사장은 "아직 여당 후보 인지도가 낮기는 하지만 그건 시간이 가면 바뀌는 것 아니냐"며 "지역경제가 하도 어려우니까 힘 있는 여당 후보에 기대보려는 정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부 오모씨도 "야당 찍어놓으면 반대만 하지 일이 되도록 하는 걸 못봤다"고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부평구 갈산동 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고 이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박희태 대표는 "이 후보는 한나라당이 GM대우를 살리라고 맞춤형 주문생산한 자동차 후보"라고 소개하며 힘을 실었다.

민주당도 갈산동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맞불을 놨다. 정세균 대표는 "이번 추경에서 GM대우 회생에 6500억원을 지원하고 특별법 제정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차기현/민지혜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