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오지 공략 물량 확보…한국타이어 '기러기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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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부사장
70년대 맨몸 돌파식…중동·아프리카 돌며 한달 20일 밑바닥 영업
70년대 맨몸 돌파식…중동·아프리카 돌며 한달 20일 밑바닥 영업
한국타이어가 해외 신시장 개척을 위해 만든 '기러기팀'의 저인망식 영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영업 경험이 많은 차장,과장급 7명으로 구성된 기러기팀이 예멘 이집트 리비아 수단 케냐 브라질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시장을 새롭게 뚫으면서 중동 아프리카 등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0% 넘게 급성장하는 추세다. 이집트 시장의 올 수출 예상액은 1500만달러로 전년 실적(600만달러)의 2.5배에 달한다.
기러기팀의 정식 명칭은 '신시장 개척 TFT(태스크포스팀)'.지난해 11월 조현식 부사장(한국지역본부장 겸 마케팅본부장)의 제안에 따라 사장 직속기구로 설치됐다. 한 달에 20일 넘게 해외를 떠돌며 밑바닥 훑기 영업을 벌이는 까닭에 가족과 생이별한 기러기아빠를 본떠 사내에서 '기러기팀'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조 부사장은 "애초 기대한 것보다 훨씬 성과가 좋다"며 "모든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감산 몸살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한 달에 하루 정도 공장을 돌릴 수 있는 물량을 이 팀에서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타이어 국내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최대 12만본(개)에 이른다.
팀 구성은 조 부사장의 부친 조양래 회장의 조언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1970년대엔 가방 하나만 든 채 맨몸으로 부딪혀가며 새 시장을 열었는데,뭘 걱정하고 망설이느냐"는 조 회장의 말을 듣고 신시장 개척 방안을 놓고 고심하던 조 부사장이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기러기팀의 가장 고참 직원인 장연재 차장은 "처음엔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서 잘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며 "시장조사 등 사전 준비에 시간이 걸렸지만 발로 뛰는 영업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충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쌓는 기회이고 회사로선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시장 개척에 탄력이 붙으면서 최근엔 신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출장을 떠나려는 직원을 만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을 만큼 기러기팀의 영업은 공격적이다. 예멘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했을 때 한 직원이 출장을 준비하다 신변 안전을 걱정한 회사 측의 막판 제지로 보류했다. 이 직원은 "신규 거래선 관리를 위해 출장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회사 측에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적극적인 영업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전략"이라며 "신시장개척팀의 활동은 고용 안정 및 장기적인 회사 성장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기러기팀의 정식 명칭은 '신시장 개척 TFT(태스크포스팀)'.지난해 11월 조현식 부사장(한국지역본부장 겸 마케팅본부장)의 제안에 따라 사장 직속기구로 설치됐다. 한 달에 20일 넘게 해외를 떠돌며 밑바닥 훑기 영업을 벌이는 까닭에 가족과 생이별한 기러기아빠를 본떠 사내에서 '기러기팀'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조 부사장은 "애초 기대한 것보다 훨씬 성과가 좋다"며 "모든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감산 몸살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한 달에 하루 정도 공장을 돌릴 수 있는 물량을 이 팀에서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타이어 국내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최대 12만본(개)에 이른다.
팀 구성은 조 부사장의 부친 조양래 회장의 조언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1970년대엔 가방 하나만 든 채 맨몸으로 부딪혀가며 새 시장을 열었는데,뭘 걱정하고 망설이느냐"는 조 회장의 말을 듣고 신시장 개척 방안을 놓고 고심하던 조 부사장이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기러기팀의 가장 고참 직원인 장연재 차장은 "처음엔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서 잘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며 "시장조사 등 사전 준비에 시간이 걸렸지만 발로 뛰는 영업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충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쌓는 기회이고 회사로선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시장 개척에 탄력이 붙으면서 최근엔 신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출장을 떠나려는 직원을 만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을 만큼 기러기팀의 영업은 공격적이다. 예멘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했을 때 한 직원이 출장을 준비하다 신변 안전을 걱정한 회사 측의 막판 제지로 보류했다. 이 직원은 "신규 거래선 관리를 위해 출장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회사 측에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적극적인 영업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전략"이라며 "신시장개척팀의 활동은 고용 안정 및 장기적인 회사 성장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